신생아 원더윅스 (짜증, 수유량, 밤수유)

생후 50일 전까지 하루 800ml씩 우유를 쭉쭉 빨아먹던 아기가 갑자기 600ml도 안 먹고 칭얼거립니다. 저도 처음엔 당황했습니다. 제 딸이 생후 2주 조금 지나면서부터 이유 없이 울고 자지러지기 시작했거든요.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게 원더윅스(Wonder Weeks)였습니다. 원더윅스란 아기의 뇌 발달이 급격히 일어나는 시기를 뜻하는데, 이때 아기는 세상을 새롭게 인식하면서 불안감과 예민함을 동시에 느낍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짜증이 많아지고 수유 패턴도 들쭉날쭉해지는 겁니다.

신생아 원더윅스 사진


생후 60일 전후, 아기 수유량이 왜 들쭉날쭉할까

신생아 시기에는 대부분 성장 급등기에 속합니다. 성장 급등기란 아기가 단기간에 체중과 키가 빠르게 느는 구간을 말하는데, 이때는 아기가 본능적으로 더 많은 칼로리를 필요로 해서 수유량이 확 늘어납니다. 보통 생후 50일까지는 하루 평균 700~850ml를 먹는 게 정상이고, 800ml 이상 먹는 아기도 흔합니다. 그런데 생후 60일을 기점으로 아기의 소화 능력과 뇌 발달 단계가 달라지면서, 기상 직후에는 배가 별로 고프지 않고 완전히 소화된 시점에만 제대로 먹는 패턴으로 바뀝니다.

저도 이 시기에 제 딸이 오전엔 120ml밖에 안 먹다가 오후 3시쯤 200ml를 단숨에 비우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처음엔 '오전에 덜 먹었으니 점심 때 더 먹여야지' 하고 억지로 먹이려 했는데, 아기는 오히려 더 칭얼거리고 짜증을 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기도 어른처럼 식사 타이밍이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점심 12시에 배불리 먹은 어른이 오후 2시에 간식을 권하면 거부하는 것처럼, 아기도 속이 아직 더부룩한데 억지로 먹이면 당연히 거부 반응을 보입니다.

특히 생후 60일 이후에는 아기가 엄마의 행동을 예측하고 판단하기 시작합니다. 배고프면 먹고, 싫으면 안 먹고, 피곤하면 짜증내는 식으로 신생아 시기와는 완전히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그래서 이 시기부터는 '신생아처럼' 키우면 안 되고, 아기의 신호를 읽어야 합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출처: 보건복지부) 생후 2개월 이후 영아는 수유량보다 수유 간격과 수면 패턴이 더 중요한 발달 지표로 작용합니다.

밤중 수유 2회 이상이면 낮에 짜증 늘어난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밤중 수유 횟수가 낮 컨디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더군요. 생후 80일 이후에는 밤중 수유를 1회로 줄이는 게 원칙입니다. 밤중 수유란 밤 9시부터 새벽 4시 사이의 수유를 말하는데, 이 시간대에 두 번 이상 먹이면 아기는 밤에 충분히 숙면을 취하지 못합니다. 어른도 밤에 두 번 깨서 야식을 먹으면 다음날 피곤하고 아침 식사를 제대로 못 하듯, 아기도 밤중 수유가 잦으면 낮에 가수면 상태로 지내면서 짜증만 늘어납니다.

실제로 저는 제 딸이 생후 90일쯤 됐을 때 밤중 수유를 한 번으로 줄였습니다. 처음 며칠은 새벽 3시에 깨서 울었지만, 엉덩이를 리듬감 있게 통통 쳐주면서 달래니 다시 잠들더군요. 그 고비를 넘기자 낮 수유량이 확 늘어났고, 낮잠도 예전보다 더 깊게 잤습니다. 반대로 밤중 수유를 두 번 이상 유지하면 낮 수유는 반토막 납니다. 새벽 3시에 200ml를 먹으면 아침 7시 수유 때 거의 안 먹고, 점심 수유도 겨우 절반만 먹게 됩니다.

대한소아과학회 자료에 따르면(출처: 대한소아과학회) 생후 3개월 이후 야간 수유 횟수가 많은 영아는 주간 활동량이 낮고 낮잠 패턴도 불규칙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밤 9시 이후 수유는 가능한 한 번으로, 그것도 충분한 양을 먹여서 다음 수유까지 간격을 넉넉히 벌리는 게 중요합니다.

원더윅스 시기, 저만의 대처법

아기가 아무 이유 없이 울고 자지러질 때, 정말 미치겠더군요. 배가 아픈 건지, 배고픈 건지, 몸이 불편한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아무 말도 통하지 않는 신생아에게 "왜 그래?" 물어봤자 대답할 리 없으니까요. 저는 이럴 때 제 나름의 방법을 찾았습니다. 바로 엉덩이를 리드미컬하게 통통통 쳐주는 겁니다. 아기를 안고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일정한 리듬으로 두드리니, 살짝 흔들림이 생기면서 아기가 진정되고 잠들더군요.

처음엔 아기 바운서에 눕혀놓으면 효과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역효과였습니다. 기계적인 흔들림보다는 부모 손길의 리듬을 더 안정적으로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원더윅스 기간 동안에는 배고프지도 않은데 분유를 억지로 먹이기보다는, 아기가 불편해하는 요소가 뭔지 먼저 캐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기저귀가 축축한지, 실내 온도가 너무 높은지, 옷이 조이는 건 아닌지 하나씩 체크하다 보면 대부분 원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1. 아기가 울 때 기저귀·온도·의류 상태부터 확인합니다.
  2. 엉덩이를 일정한 리듬으로 통통 두드려 안정감을 줍니다.
  3. 배고프지 않은데 억지로 수유하지 않습니다.
  4. 원더윅스 기간(생후 2주, 5주, 8주, 12주 등)을 미리 숙지합니다.

원더윅스 앱이나 육아 서적을 참고하면 대략적인 시기를 미리 알 수 있어서, 마음의 준비를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도 미리 알고 있었다면 처음 울 때 덜 당황했을 것 같습니다.

낮잠 많이 잔다고 밤에 잘 자는 건 아니다

일반적으로 '낮에 잘 자면 밤에 못 잔다'는 말이 있지만, 신생아에게는 통용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낮잠을 충분히 자야 밤에도 깊이 잡니다. 저도 제 딸이 낮에 3~4시간씩 자는 날이면 '오늘 밤은 안 자려나?' 걱정했는데, 의외로 밤에도 잘 잤습니다. 신생아는 하루 16~18시간을 자는 게 정상이고, 낮과 밤의 구분이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생후 60일 이후부터는 낮잠 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밤잠 비중이 늘어나는 패턴으로 바뀝니다. 이때는 낮에 너무 많이 재우면 오히려 낮 수유량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아기가 낮에 계속 자니까 수유 간격이 벌어지고, 배고플 타이밍을 놓치는 거죠. 그래서 생후 60일 이후에는 낮잠을 적당히 조절하면서, 깨어 있을 때 충분히 먹이는 게 중요합니다.

제 경험상 수유 텀은 3시간 간격으로 시작해서 점차 늘리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 아기가 배도 적당히 부르면서 몸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너무 자주 먹이면 아기도 소화가 안 돼서 컨디션이 나빠지고, 너무 간격을 벌리면 한 번에 많이 먹어야 해서 배가 팽창합니다. 그래서 아기의 신호를 읽으면서 유연하게 조절하는 게 핵심입니다.

신생아 시기에는 잘 자고 잘 먹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먹인다고, 너무 오래 재운다고 억지로 깨우거나 조절하는 건 오히려 아기 발달에 좋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잠으로 회복되는 패턴이 다르듯, 아기도 제각각입니다. 그러니 아기는 아기답게 본인의 일을 할 수 있게 너그러운 마음으로 지켜봐 주세요. 수유량이 오늘 600ml였다고 내일 800ml를 억지로 먹일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낮잠을 4시간 잤다고 내일은 2시간만 재울 이유도 없습니다. 원더윅스 기간에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아기가 세상을 새롭게 배우는 중이니, 조금 더 기다려주고 관찰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EPW3rFgICk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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